흑사병은 쥐가 퍼뜨린 게 아니다
1347년에서 1351년 사이, 흑사병이란 난리에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당시 7,500만 명에서 2억 명 사이의 인구를 죽음에 빠트린 흑사병. 그 주범으로 쥐가 지목됐다.
하지만 쥐와 쥐가 옮긴 벼룩이 흑사병의 원인이라고 믿은 우리 인간의 생각은 틀렸다. 새 연구에 의하면 쥐가 아니라 인간이,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조상들이 문제였다.
흑사병은 인류 역사에 기록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이었다. 유럽은 5년 사이에 인구의 약 4분의 3을 잃었고, 초토화 상태가 됐다.
페스트균은 쥐로 인해 전파되는, 아주 오랫동안 흑사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병균이다. 전염 사례가 19세기 초까지 기록됐다.
그러나 오슬로대학교와 페라라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인간을 공격하는 이와 벼룩 같은 ‘체외 기생충’에 의해 흑사병이 돈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유럽에서 발생한 9건의 전염병 사례를 분석했다. 1300년에서 1800년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의 진행속도를 파악한 것이다.
분석 모델은 세 가지였다. 전염병을 쥐가 퍼뜨렸다는 전제, 전염병이 공기 매개로 전파됐다는 전제, 전염병을 인간의 몸이나 옷에 사는 이와 벼룩이 옮겼다는 전제.
9건 중의 7건에서 인간의 책임 비중이 다른 두 가지 이유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의하면 ”쥐와 쥐가 옮긴 벼룩이 흑사병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우린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을 숙주로 삼는 이와 벼룩 같은 체외 기생충이 산업화 이전 유럽에서 전염병을 옮겼다고 본다. 인간은 전염병 전파에 쥐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
인간이 아닌 쥐가 흑사병의 주범이었다면 전염속도가 그렇게 빠를 수 없었을 거라는 결론이다.
과학계는 흑사병이 다시 돌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노던아리조나대학교의 데이브 웨그너 박사는 ”페스트균이 쥐로부터 인간으로 옮긴 사례는 역사에 여러 번 기록된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위험이 아직도 많은 환경에서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541년에서 542년 사이에 유스티니아누스 역병(Justinian plague)이 잠시 나타나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그런 일이 또 없으리라고 가정할 수 없다.”
″다행히도 이젠 흑사병 치료용 항생제가 있기 때문에 크게 전염되는 건 막을 수 있다.”
혹시 흑사병 같은 전염병이 또 돌더라도 쥐는 탓하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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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www.huffingtonpost.kr/entry/blackdeath_kr_5a7259dde4b09a544b5653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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